강성재 시인의 시 '용월사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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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성재 시인의 시 '용월사'

용월사 0 1852

용월사

 강성재

 

용은 하늘에 있지 않고 바다에 있었다

달밭기미 재를 넘으면

달은 마을을 향해

탁발을 떠나고 없는데

남해, 고래여가 날숨을 뿜고 있다

솔숲 아래 바다는 푸른 물감을 풀어 놓고

 

-여기는 무량정진 기도처이오니……

 

해를 피워 올리는 법문 아래

천수관음보살 이마를 만지는 찬 이슬

, , , 또르르륵

스님의 예불소리에

어제 이승을 버린 휘파람새는

벼랑 끝으로 와서 운다

며느리밑씻개는 어쩌자고 피어

길 문을 열고 있는가

수국은 또 어쩌자고 자색 잎술을 깨물고

산 아래 풍장으로 누웠는가

용두에 앉아 있던 범종 소리가 바다로 떨어지자

파도가 공명을 울리고 가는,

용월사(龍月寺)

 

 

 

강성재 시인의 시 '용월사'(그 어디에도 살지 않는다는 말, 문학의 전당, 2020.11.20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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